해당 연도의 가격으로 계산한 경상가격GDP로는 올해의 경제활동 규모가 작년에 비해 어떻게 변했는지 비교할 수 없다. 작년과 올해의 가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 GDP를 각 연도의 가격이 아니라 모두 5년 전인 2005년의 가격으로 계산한다면 기간 중 가격 변동 효과를 나름대로 제거한다. 이렇게 계산한 값들을 서로 직접 비교하면 매해 생산규모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 연도를 정해 놓고 각 년도의 GDP를 기준 연도의 가격으로도 계산한다. 기준 연도의 가격으로 계산한 GDP를 불변가격GDP,또는 실질GDP라고 부른다. 실질GDP는 명목GDP에서 가격변화효과를 제거한 값이므로 그 변화는 그대로 경제활동 규모의 변화로 볼 수 있다. 각국의 경제성장률은 실질GDP의 성장률로 계산한다.
그런데 기업들은 끊임없이 신상품을 개발해내기 때문에 기준 연도에는 없었던 상품이 매년 나타난다. 기준 연도에는 존재한 적이 없는 신상품에 기준년도 가격이 있을 까닭이 없다. 이 경우에는 비슷한 용도의 현재 상품가격이 기준 연도 대비 몇 배인지를 계산하고,신상품의 현재 가격을 이 비율로 나눈 값으로 기준 연도 가격을 유추하여 실질 GDP를 계산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출현하는 신상품은 많아지고,이에 따라 유추 오차의 크기도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기준 연도를 매 5년 단위로 바꾸고 있다. 현재는 기준 연도가 2005년이지만 내년부터는 2010년으로 바뀌는 것이다. 기준연도의 변경은 경제성장률 계산의 일관성을 해치기는 하지만 대신 신상품 출현에 따른 오차를 줄인다.
실질GNI 계산은 좀 더 복잡하다. 물가상승효과는 실질GDP 계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제거하고,이에 더하여 국제교역조건의 변화에 따른 소득변화 효과를 반영한다. 교역조건이 좋아져서 수출품의 값은 오르고 수입품의 값이 내린다면 같은 물량을 수입하기 위하여 외국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인데 이 줄어든 지불액은 전년과 대비할 때 소득증가나 마찬가지다. 반대로 교역조건이 나빠진다면 같은 실질GDP라도 국내 소득은 그만큼 줄어든다. 실질GDP에서 교역조건의 변화에 따른 소득변화를 더하거나 뺀 다음,국내 외국인의 소득은 빼고 재외 국민의 소득을 합친 것이 실질GNI이다.
GDP나 GNI를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는 보통 명목GDP를 미국 달러화로 환산한 값을 사용한다. 그런데 같은 미화 1달러라도 그 구매력은 나라에 따라서 서로 다르다. 이를 테면 미국의 이발 요금은 20달러인데 서울에서는 7달러다. 나라별 구매력 차이를 반영한 환율을 구매력평가(PPP · Purchasing Power Parity) 환율이라고 하고 이 환율로 나타낸 달러표시 GDP를 구매력평가 GDP,또는 PPP GDP라고 한다. 구매력평가 GDP 역시 달러로 표시되지만 이때의 달러는 특히 국제달러(international dollar)라고 부른다.
이승훈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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